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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사업의 논란과 전망: 뉴타운의 정치학

뉴타운 사업의 논란과 전망: 뉴타운의 정치학

조명래(단국대 교수, 환경정의 공동대표)

1. 4.9 총선과 뉴타운

ㅇ 4.9 총선에서 서울지역의 판도는 뉴타운 공약에 의해 갈라졌다고 함. 4.9 총선에 뉴타운 공약이 제시된 곳은 40개 선거구 중 29개였음. 강북 26개 지역구중 16곳에서 뉴타운 사업 추가지정, 확대 등의 공약이 난무했음.

ㅇ 특히 한나라당 후보들은 같은 당 소속의 오세훈 시장의 ‘개발약속’을 앞세워 뉴타운 공약을 내걸자 민주당 후보들도 이에 따라가는 모양새였음.

ㅇ 뉴타운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곳은 강북 도봉, 노원구 등 강북벨트 7개 지역구임. 역대 총선에선 이곳은 민주당세가 우세함. 금번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오세훈 시장을 만나 지역구에 뉴타운 추가지정을 약속받았다’는 공약을 내걸자 당초 판세가 바뀌어 한나라당이 압승하게 되었음.

ㅇ 특히 득표율 5% 포인트 내의 표차로 당락이 갈린 지구 9곳의 경우, 한나라당 후보들이 뉴타운 개발대상으로 거론했던 투표구였음(예, 도봉갑, 노원갑, 노원병, 중량을, 동작을, 금천 등).

ㅇ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 전략기획본부장은 ‘뉴타운이 걸린 지역에선 모조리 역전 당했다’고 언급한 반면, 한나라당 당선자도 ‘뉴타운 공약이 효자였다’고 털어 놓았음.

ㅇ 통합민주당 전략기획본부장(박선숙)에 의하면, ‘뉴타운 사업과 관련된 지역에서 1-2%의 표이동이 있었다’고 진단했음. 실제 여론 조사에서 국민들의 4명중 3명은 뉴타운 공약이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고 응답했음.

ㅇ ‘뉴타운 공약 선거’의 결과로 한나라당은 서울의 48개 선거구 40여 곳에서 승리해 서울지역 의석의 83.3%를 차지했음. 전통적으로 서울이 통합민주당 계열의 정치색이 강한 곳이었음. 이에 견주어 금번 4.9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은 ‘서울의 도시정치가 보수화’되는 것을 읽게 해줌.

ㅇ 이러한 현상은 크게 두 가지 맞물리면서 나타난 것이라 설명할 수 있음.

첫째,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에 대한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가 팽배해 있는 상태에서, 이를 실현해줄 공약(정책)을 내건 한나라당에 대한 선택이 이루어졌음.

둘째,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하는 도시중산층적 성향이 서울의 비강남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투표시 사회적 명분의 관점보다 사적이익을 지켜줄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하는 행태가 두드러졌음. 가령, 강북사람들이 통합민주당 등을 선호하던 정치의식을 투표 순간 바꿔, 자기 계층적 이익(부동산 관련 이익)의 실현을 보장해 줄 한라당 후보를 선택했음.

ㅇ 요컨대, 뉴타운 공약을 내세운 한나라당 후보자들이 압승한 것은, 서울의 도시정치에서 ‘보수(신자유주의)의 반란’ 혹은 ‘보수의 전면화’가 나타날 것임을 예고해줌. 그러나 이는 실제 뉴타운을 둘러싼 논란과 쟁점들이 어떻게 정치화되느냐의 함수임.

2. 뉴타운의 논란: 뉴타운의 정치화

ㅇ 뉴타운이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드러나면 이를 둘러싼 후속 논란이 일고 있음. 이 논란은 선거의 불법성에 관한 것을 중심으로 하지만, 장차 뉴타운 자체(지정확대, 추진방식 등에 관한 것)에 관한 정책적 논란에서 그 의미의 해석과 실천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됨.

ㅇ 선거에서 참패한 야당(통합민주당 등)은 한나라당 후보의 뉴타운공약이 한나라당 소속 시장의 묵언적 지지와 지원 속에서 나온 것인 만큼, 불법적인 관권선거라고 문제제기하고 있음.

ㅇ 이러는 와중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그리고 ‘2,3차 뉴타운 사업의 효과가 가시화될 때’까지 뉴타운의 추가적인 지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음.

ㅇ 이는 한나라당 당선자들 사이에 ‘뉴타운 공약을 빈 공약으로 만드는 꼴’이 된다는 의기의식을 자극하여, 당 내에서 ‘뉴타운 사업의 추진방식’에 관한 정치적 논란을 촉발시키고 있음.

ㅇ 크게 논란이 되는 것은 다음 같음.

첫째, 뉴타운 사업화 방식에 관한 ‘부동산 안정론 대 뉴타운 사업개발 확대론’ 사이의 논란이다. 서울시장은 뉴타운 사업의 무리한 추진, 특히 추가지정 등은 집값 상승을 불필요하게 자극해 서울의 부동산 시장 전반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함. 반면, 뉴타운 공약을 내건 한나라당 당선자들은 서울의 주택 가격 안정화 자체를 위해서라도 주택공급의 유일한 방법인 뉴타운 사업의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함. 이러한 논란은 ‘안정론과 성장론’의 구도를 띠고 있지만, 개발을 근본적으로 선호하는 한나라당 내에서의 논란인 점을 감안하면, 개발시점과 방식에 관한 해석의 차이를 둘러싼 것이라 할 수 있음. 말하자면, 뉴타운 사업의 확대와 활성화는 시간과 방법의 문제임.

둘째, 뉴타운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의 성질을 둘러싸고 논란, 즉 ‘복지주택 론과 개발주택론’간의 논란. 오세훈 시장은 현재의 뉴타운 방법이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담보해주지 않고 있어 이의 보완을 주장하고 있음1). 반면, 선거과정에서 뉴타운 공약을 내세운 당선자들은 뉴타운이 추가 지정 되던 조기 착수되던, 이는 뉴타운에 사는 사람들의 부동산이익의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음. 이들은 이를 ‘주거복지’라고 언급하고 있음. 뉴타운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의 성격과 유형에 관한 이러한 논란은 주택자원을 둘러싼 사회계층간 갈등의 의미를 띠는 일종의 주택투쟁 (housing struggle)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음.

셋째, 뉴타운 사업의 주도권, 특히 지정권을 둘러싼 당과 정,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대립이자 논란임. 오세훈 시장이 뉴타운 추가지정에 대해 소극적이입장을 보이자 한나라당 서울시 의원 당선자들은 이에 대해 격렬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음. 시장으로서 직무유기 문제, 나아가 오세훈 시장의 당 정체성에 관한 문제제기까지 제기하고 있음. 이런 와중에 일부 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뉴타운 추가지정 등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관련 법을 개정해서 중앙정부(국토해양부)가 지정권한을 갖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음. 이는 일종의 뉴타운 사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으로서, 만약 현실화된다면, 이는 뉴타운 사업을 둘러싼 당과 정,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주도권 싸움으로 드러남. 도시사회학의 도시관리주의에서 볼 때, 뉴타운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은 일종의 희소재고, 이 희소재 배분을 둘러싼 시스템이 곧 서울의 도시사회시스템이라면, 이를 지키는 수문장 혹은 관리자가 누구냐에 따라 이 시스템, 나아가 희소재로서 주택의 배분과 갈등이 달라짐. 이 점에서 주도권을 둘러싼 논란은 중요하고, 다양한 형태(직접적인 지정권자, 중앙과 지방의 권한 배분 등)로 나타나게 되지만, 궁극적 당내 권력 갈등(예, 차기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갈등)의 층위까지 담아냄.

3. 뉴타운 방식의 쟁점: 뉴타운의 도시사회적 쟁점

ㅇ 뉴타운 사업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에서 일고 있는 이러한 논란은 그간 있었던 유사 논란과는 다른 차원과 성격을 띠고 있음. 크게 보면, 논란이 두 가지 효과를 가질 것으로 예견됨. 이는 뉴타운의 방식들이 한나라당이 선호하는 세력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구체화되거나 변화될 것을 암시해줌.

첫째는 한나라당 내에서 뉴타운 정책/정치를 둘러싸고 실제 정책과 정치를 관장하는 행위자들간의 논란이자 대립인 만큼, 이 논란과 대립 여하에 따라 뉴타운 사업의 구체적인 방식이 변하게 됨.

둘째는 보수당이자 다수당으로서 한나라당에서 ‘독점적으로’ 이루어짐으로서, 논란을 통해 도출되거나 강구될 대안이 범사회적 논의나 합의의 의미를 반영하기 보다 ‘한나라당색 일변도’일 것이라 점. 이는 뉴타운이란 도시정책/정치가 보수화되는 것을 의미함.

ㅇ논란이 어떠한 양상을 띠든, 정치권에서 상당히 가시적인 공약으로 제시되었고, 또한 서울시민 유권자들은 뉴타운에 관한 강한 욕구와 기대를 가지고 있어, 뉴타운 사업에 관한 지금의 논란은 실제 뉴타운의 사업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집중될 개연성이 높음. 뉴타운 한다 만다, 언제 지정한다 만다 하는 식이 아니라 뉴타운 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어떻게 거두도록 하느냐를 둘러싼 것이 쟁점이 될 것이라는 주장임. 이를 곧 뉴타운 사업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규모, 개발이익을 결정하는 용적률 등의 규제 조건,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방법, 이러한 조건들을 반영할 도시계획사업으로서 뉴타운 건설 방법 등이 앞으로 활발히 논의되겠지만, 전반적으로 가옥주, 소유주, 디벨로퍼 등의 입장을 더 많이 반영하는 조건으로 추진방안들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임. 또한 뉴타운 사업추진 방안을 둘러싼 논란은 도시 개발 전반에 관한 것으로 확대됨으로써, 서울의 도시정치가 신개발주의에 휩싸일 수 있음.

ㅇ 가옥주, 소유주, 디벨로퍼의 사업성 중심으로 뉴타운사업의 방식이 구체화되고 또한 제도화된다면, 이는 지금까지 뉴타운사업의 방식이 가졌던 효과, 즉 낮은 주택공급효과, 소형평수 공급 위축 효과, 싹쓸이식 재개발효과, 낮은 원주민 재정착 효과가 더욱 고착될 것으로 보임. 이러한 효과는 뉴타운 사업 방식의 효과로 끝나지 않고 주택을 둘러싼 서울의 사회계층구조의 고착화란 범사회적 효과까지 초래할 것으로 보임. 즉, 뉴타운 사업이 보여왔던, 이른바 ‘강북의 강남화’ 효과가 더욱 두드러질 것임.

ㅇ 지금도 뉴타운은 지구로서 지정되면 평당가격이 세 배오르는 등의 집값 상승을 동반하고, 이는 소유자나 가옥주에게 적지 않은 개발이익을 가져다 줌. 앞으로 뉴타운 사업은 정책과 제도의 본래 취지에 따라 공공부문의 개입, 즉 뉴타운 지역에서 공공시설의 확충을 위한 재정투입, 사업성을 담보하기 위한 각종 규제완화와 인센티브의 제공 등과 같은 공공부문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됨. 문제는, 공공의 개입에 의해 창출된 뉴타운의 사업성이 가옥주나 디벨로퍼에게 주로 돌아가게 된다는 점. 말하자면, 특별법이 제공하는 각종 특혜 등을 누리면서 추진된 뉴타운사업의 효과가 특정 사회계층에게 집중되면, 이는 도시계획에 의해 발생한 공익이 사유화되는 문제를 낳게 됨. 그러나 보수 정당이 주도하는 정책적 틀 속에서 이러한 것이 추진됨으로서 사회적인 쟁점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을 수 있음.

4. 뉴타운 사업의 전망: 뉴타운 정치의 보수화?

ㅇ 전반적으로 볼 때, 다수당이 된 한나라당이 논란을 거쳐 뉴타운 사업을 서울 대도시 관리의 주요한 수단으로 제도화해 가는 가운데, ‘뉴타운 지구의 확대 지정’, ‘사업성(개발이익) 보장’, ‘규제완화(예, 용적률, 소형평수의무, 층고 등의 규제완화)’, ‘공공지원의 확대’ 등이 뉴타운 사업의 중요한 방식을 이룰 것으로 보임.

ㅇ 한나라당의 이념을 반영하는 이러한 뉴타운 건설방식이 서울 대도시 관리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또한 서울 도시계획에 중요한 부분으로 운용되면,  이를 둘러싼 서울의 사회계층구조에 많은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임. ‘강북의 강남화’로 부르는 이 현상은 ‘부동산(자산)소유계층(property class)’의 확대를 초래해, 도시 사회와 정치의 보수화를 촉진하게 됨. 이를  ‘보수적 뉴타운 정치의 보수화’라 부를 수 있음.

ㅇ 뉴타운 정치의 보수화가 실제 가시화되면, 뉴타운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저소득층의 주거복지 실현, 개발이익의 사회적 환수를 통한 분배정의 실현, 개발의 공공성 구현 등의 가능성이 그만큼 희박해지게 됨. 말하자면, 보수적인 뉴타운 정치의 등장은 ‘진보적인 뉴타운 정치의 위축을 의미하는 바, 이는 한국사회가 2008년 대선을 계기로 이른바 ‘08체제’(신자유주의가 전면화되는 사회체제)로의 전환되는 것의 도시적 반영이라 할 수 있음.

* 출처 및 링크 : 환경정의
http://www.eco.or.kr/2006_web/bbs/board.php?bo_table=act_policy&wr_id=153

덧. 지난 4월 23일 있었다는 <긴급토론회 : 뉴타운 사업, 이대로 좋은가?> 자료집에서 발췌했습니다.

일시 : 2008년 4월 23일(수) 오전 10~12시
장소 :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지하)
주최 : 환경정의·참여연대
사회 : 박원석(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사례발표 : 이주원(지역사업국장, 나눔과 미래)
발제 : 1. 뉴타운 사업 논란과 전망 / 조명래 (단국대교수, 환경정의 공동대표)
            2. 뉴타운 사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 변창흠(세종대교수, 환경정의 토지정의센터장)
토론 : 김남근(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생경제위원장)
           홍인옥(책임연구원, 한국도시연구소)
           장영희(선임연구위원, 서울시정개발연구원)

by 리장 | 2008/04/25 00:08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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