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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털털이 건달에게 어울리지 않는 해피엔딩?? Book&M

빈털털이 건달에게 어울리지 않는 해피엔딩??
(1)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위대한 영화 : 아스팔트 정글(The Asphalt Jungle)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라는 아스팔트 정글


'착한 일을 권하고 악한 짓을 벌한다'는 권선징악 그리고 '두루두루 만사 오케이로 이야기가 끝난다'는 해피엔딩. 고대설화부터 현대소설, 영화, 드라마 등등에 이르기까지 이 두 흐름을 깨트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나약한 선과 가공할 악의 뚜렷한 대립 속에서 우여곡절을 거듭해 강해진 선의 놀라운 반전과 우세승을 점치기란 누워서 떡먹기다. 지루하고 따분하고 구태의연한 결말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야기 끝을 맺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복잡다단한 요즘에야 선과 악, 악과 선의 구분이 애매모호하고 그 경계마저 너무 쉽게 무너져 이야기가 요상하게 전개돼 '막장'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판이지만 말이다.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라는 절대적인 구도와 전제를 바탕으로 한 흑백영화 <아스팔트 정글>을 겨울로 접어든 밤에 보면서, 왜 건달들에게는 해피엔딩이 어울리지 않는지 궁금해졌다. 그것도 타고난 악마도 지독한 악당도 아닌 탐욕스런 도시와 부조리한 사회가 만들어낸 하찮은 군상들에게, 왜 최소한의 행복권은 주어지지 않는지 말이다.

강도, 절도 등 범죄가 끊이지 않는 도시, 총기강도 혐의로 주인공 딕시는 경찰에 잡혀온다.


노력하지 않는?? 그들의 범죄나 악행을 두둔하려는게 아니라, 단죄해야 할 그들의 행위에 비해 그 잘난 법과 공권력, 제도는 예나 지금이나 상대에 따라 너무나 가혹하고 불평등해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 <아스팔트 정글>에는 총기강도, 절도, 강간, 도박 등이 넘쳐하는 한 우울한 도시에서 예전의 삶과 미래를 위해 헛된 욕심을 품고 비틀린 덫에 걸리고 만 하류인생들이 등장한다. 마치 영화 <비열한거리>와 <초록물고기>에 등장하는 깡패, 건달들처럼.

범죄영화란 특성상 그들을 뒤쫓고 협박하면서 그들과 공생하는 파렴치한 경찰도 모습을 드러낸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강직한? 서장은 영화 말미에, 경찰 무전을 흘리며 "1%의 경찰은 그럴 수 있으나 99%는 열심히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귀기울이고 있다"고 기자들 앞에서 자랑삼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꾸라지 하나가 웅덩이를 전체를 더럽히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요즘 세상은 조폭과 다름 없는 경찰의 범죄가 더 교활하고 악랄하며, 친절한? 검찰총장이 기자들에게 격려? 차원에서돈봉투 추첨이벤트까지 한다.

50만달러어치 범죄계획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독


50만 달러의 유혹에 밑바닥 인생들 하나둘 스러져가..

아무튼 영화는 고향인 켄터키에서 농장을 하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농장과 아끼던 검은 망아지마저 팔리고, 경마에 빠져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아 밑바닥 건달로 살아가는 주인공 딕시와 주변인물들이 돈과 빚 때문에 보석상 금고를 털면서 파멸-죽음의 길로 나아간다는 암울한 이야기다.

영화 속 눈에 띄는 인물은 경찰서장과도 안면이 있는 변호사(에머리히)로, 그는 '닥터'라 불리며 뒷골목 세상에서 유명한 독 어윈 리헨슈나이더의 범죄계획에 5만 달러를 대는 것으로 합류하지만 정작 수중의 현금이라고는 한푼도 없는 파산 직전이라 자신의 일(고리대금업)을 돌봐주던 사설탐정과 배신을 모의하다 비참한 최후를 맡게 된다.

남편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부인이 있으면서도 조카뻘의 젊은 여성과 놀아나면서 이래저래 재산을 탕진하자, 딕시 일행이 훔친 보석을 중간에 가로채 도망치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히자 권총 자살을 택한다.  

보석상 금고털이에 성공하지만...


그 외 가족을 위해 금고털이를 한다는 루이스와 딕시를 돌봐주던 거스도 보석상 강도사건에 합류했다가, 루이스는 오발탄에 쓰러저 처자식을 남겨놓고 운명한다. 곱추 거스는 50만 달러어치의 범죄계획에 혹한 변호사 대신 자신의 돈 3만 달러를 작업금으로 댄 마권업자가, 그간 경마장 단속을 봐주며 뒷돈 받아먹던 반장(경찰)의 폭력에 실토하는 바람에 철창에 갇히게 된다.

장거리 택시를 이용해 클리블랜드로 빠져나가려던, 보석상 금고털이를 계획했던 대범한 독 어윈도 헛된 눈요기에 빠져있다 허무하게 경찰에 잡히고 만다. 너덜너덜 해진 주인공 딕시는 옆구리에 총상을 입고 경찰의 포위를 피해, 그를 사랑하는 돌(클럽에서 일하는 여성)과 함께 고향 켄터기로 어렵사리 달려가 말이 뛰노는 농장 들판에서 쓰러져 마지막 숨을 내쉰다.

1만5천 달러를 모아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며 옛농장을 그리워한 그에게는 행복한 결말일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정말 너무나 우울하다. 영화 <오션즈 일레븐>이나 <뱅크잡>과는 너무나 다르단 말이다. 1950년대 미국의 사회상이 그리 어두워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범죄영화의 대부-정석 노릇한 <아스팔트 정글>은 지독한 권선징악에 대한 거부감마저 일게 한다.

그때 그시절 관객들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건달 딕시는 과다출혈로 농장에 쓰러져 죽음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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