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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고물장수 리어카와 우체부 자전거는 어디로 숨었나?? Everyday

매력적인 고물장수 리어카와 우체부 자전거는 어디로 숨었나??
사라지고 있지만 잊혀지지 않는 것들....


주전부리가 요새같지 않던 그 때 그 시절.
마을 어귀부터 울려퍼지기 시작한 찰진 가위질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동생과 함께, 한편에 고이 모셔둔 빈병(소주병이 많았다.)과 고물을 대문 앞에 깨지지 않게 조심조심 가져다 놓았다.

그러고는 할머니께 고물장수가 왔으니 깡냉이랑 비누랑 바꿔먹자고 졸라 허락을 얻어낸 뒤, 가위질 소리가 울리는 곳으로 달려가 듬직한 리어카를 끌고 다니는 장수를 집으로 모셨다. 고물장수가 별 볼일 없는 마을을 금새 지나가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잽싸게 움직여야 했다.

고물장수는 주전부리가 흔치 않던 그때 꼬맹이들에게 누구보다 반가운 손님이었다.
하지만 고물장수는 그리 후하지 않아 빨래비누 몇 장과 손가락에 껴먹는 재미가 쏠쏠한 누런 깡냉이를 한 소쿠리 내어주고는 가위를 튕기며 휙하니 금새 떠나갔다.

"빈병이나 고물 사려~ 고물사려~"를 외치며.

가정오거리 횡단보도에 덩그라니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리어카


그 때만 해도 동네나 시내에서 고물장수와 리어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리어카는 농부들이 비료나 거름을 퍼나를 때, 거리의 노점상들이 좌판을 벌일 때, 달동네에 연탄을 옮기거나 이삿짐을 옮길 때도 말그대로 전천후로 기능했다. 그런 리어카를 요즘에는 쉽게 볼 수 없다.

휘황찬란한 거리에서 굴러가지 않고 늘 그자리에서 떡볶이, 순대 등 온갖 먹을거리를 파는 포장마차는 쉽게 볼 수 있지만, 고물장수의 구성진 외침과 빈병, 고물이 가득실린 정겨운 리어카는 눈에 띄지 않는다.

예전보다 고물과 폐지를 줍는 이들은 많아졌지만, 리어카를 이용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다. 끌고 다니기도 쉽지 않고 놓아둘 때조차 마땅치 않으니 어쩔 수 없으리라. 그래서 동네 한적한 곳에 자리한 고물상(자원수집상이라 불린다.)을 오가는 나이든 이들은 리어카 대신 유모차를 끌고 다닌다.

리어카를 오랜만에 마주했다.


리어카를 끌고 고물을 사러다니던 고물장수는 어디에??


머리를 맞대고 쉬고 있는 리어카를 인천교 근처에서 봤다.


리어카뿐만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우체부와 짐꾼들이 타고 다니던 옛 자전거도 있다.
요즘에는 다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지만, 예전에는 우체부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우편물을 배달했다. 산고개도 넘고 논둑을 가로질러 산촌까지 편지와 고지서를 전하기 위해 우체부들은 땀을 흘려가며 먼 발걸음을 했다.

그 때 기어는 없지만 누런 우체부 가방을 핸들에 달아놓은 듬직한 자전거는 우체부들의 수고를 많이 덜어 주었을 것이다. 포장되지 않은 흙길을 오가는 것이 힘들었을 테지만, 금새 개발에 떠밀려 흙길은 사라지고 시멘트와 아스팔트 길로 마을은 덮혀갔다.

그 사이 우체부의 자전거도 짐꾼의 자전거도 리어카처럼 흔적없이 어디론가 숨어들었다.
리어카와 자전거가 오가던 정겹던 옛길은 삭막하게 변해, 매캐한 배기가스를 토해내는 자동차들이 차지해 버려 위험하기 그지없다. 세월이 흘러가며 세상이 하도 급히도 변하다 보니, 눈에 익은 것들인 종잡을 수 없을만큼 빨리 잊혀지고 사라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아참 늦은밤 동인천 일대를 둘러보다, 우연찮게 오래된 할아버지 뻘 되는 자전거를 만날 수 있었다. 세월의 흔적과 고된 생을 고스란히 싣고 있는 할아버지 자전거는 예나 지금이나 듬직스러웠고 관록까지 풍겨냈다. 덜컹대는 뒷자리에 올라타면 엉덩이가 많이 아려오겠지만.

덧. 추억을 떠올리는데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은 사진만 있는게 아니다. 하루종일 흥얼거리던 흘러간 옛노래 또한 그러하다. 할아버지 뻘 자전거를 끌고 눈길을 쓸쓸히 걸어가는 1995년 발매된 윤종신의 4집 <공존>에 담긴 '부디'와 '내 사랑 못난이'는 더욱 옛추억을 분비시킨다.

4집 공존 / 윤종신 | 포이보스

자유공원에서 동인천으로 내려오다 만난 자전거 짐꾼이 이용할 듯 한 할아버지 뻘 자전거

 

배다리를 찾아가다 우연찮게 마주한 할아버지 뻘 되는 자전거


세월의 흔적과 관록이 풍겨난다.


녹슬고 낡았지만 듬직하다.


뒷자리에 엉덩이를 대고 앉으면 덜컹거리는 통에 엉덩살이 남아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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