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자면제에 무엇이 숨어있나??
[펌] 미네르바와 파놉티콘의 간수들
아래는 전자여권과 미국비자 면제프로그램에 대한 초모룽마님의 칼럼입니다. 생체여권 대응팀에서 읽어보라고 메일을 보내와서, 다른분들도 한 번씩 읽어보시라고 퍼왔습니다.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것과 달리 비자면제의 이면에 무엇이 숨겨있는지 명쾌히 집어주고 계십니다.
덧. 전자여권뿐만 아니라 빅브라더인 정부와 기업의 입맛에 맛는 포스팅을 블로고스피어에 쏟아내는 정치권력화.상업화.상품화된 신뢰할 수 없는 블로그와 블로그마케팅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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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와 파놉티콘의 간수들
오늘부터 드디어(!) 무비자 미국 입국이 가능하다.
미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순한 양 - 미 당국이 쳐놓은 라인을 넘어서거나 지문 찍는 것을 거부하거나 고압적인 자세에 불평이라도 할라치면 비자 발급 거부는 물론이고, 곧바로 쫓겨날 듯한 분위기 때문에 - 이 되어본 사람들은 그 기분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 엿 같은 기분 때문이라도 미국 비자 면제를 쌍수 들어 환영해야 할 듯싶다. 역시 부시와 각별히 친하신 각하 때문에 일일 술술 잘 풀리는 것인가.
자, 이제 미국에 간다 치자.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미국 국토안보부(대 '테러'라는 집념으로 만들어진 무서운 조직이다)에서 마련한 '전자여행허가제' 사이트에 접속해 17가지 필수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17가지 항목이 뭘까.
아마 다음과 같은 것들일 것이다. 이름, 생년월일, 국적, 성별, 전화번호, 여권번호, 피부색, 직업(직장이름), 직위, 결혼 여부…… 그래도 아직 열 개 항목에 불과하다.
또 뭐가 더 있더라…… 배우자와 자녀 이름, 출신학교, 전과기록, 연간 소득 및 납세 기록, 질병기록, 미국여행회수…?
'17개'를 겨우 채웠다. 이 정도 되면 개인에 대한 중요사항은 빠짐이 없다. 직장 인사기록 카드 말고 이렇게 구체적인 인적사항이 드러나는 게 있을까.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정도는 대략 간추려 낼 수 있는 이 정보들이 미국 국토안보부의 홈페이지에 저장되고 관리된다.
미국에 가보려는 한국 사람들 엄청 많을 테니, 말하자면 우리들의 핵심 정보가 고스란히, 실시간으로 미국에 넘겨지는 것이다. 어떠신가, 무비자라서 행복하신가.
물론 이 정보를 충실하게 입력한다고 해서 미국 당국으로부터 여행 '허가'가 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먼저 국토안보부의 엄격한 '판정'을 받아야만 한다. '입국'허가가 나오면 '괜찮은' 사람이 되고, '대기' 판정이 나오면 애매한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다. 이 평가가 매겨진 사람들은, '조금 더 인생을 열심히 살 걸 그랬나?'하고 후회할 수도 있다.
그래도 대기자 인생은 '불허'판정을 받은 사람보다는 낫다! 무슨 죄진 것도 아닌데 '불허' 판정이 나오면 괜히 찜찜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불허판정이 나온다고 해서 당신의 개인정보가 삭제되는 것도 물론 아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그동안의 인생역정이 이렇게 무 자르듯 3등급 - 우량, 보통, 불량 - 으로 나뉘어져 평가되기는 다들 처음일 것이다. 그래도 비자 면제되니 기쁜가.
비자 면제 조건으로 미국이 내세운 전자 여행허가제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오케이하지 않는 제도다. 그러나 자국민이 비자 때문에 고생하는 것을 가엽게 여겨서인지, 우리의 외교통상부는 달라도 뭔가 다르다. "미국이 위협이 될 사람들을 사전에 거르는 장치"일 거라며 아무렇지 않다는 반응이다. 자국민의 개인정보 '공유'를 담보로, 기존의 비자제도와 다를 바 없는 철저한 '심사'를 받게 되는데도, 무비자 성사시켰다고 제 자랑이다. 미국 사람들은… 한국을 제집 안방 드나들 듯 한다.
파놉티콘(Panopticon)은 철학자 제레미 벤담이 제안한 일종의 ‘감옥 건축양식’이다. 벤담은 소수의 감시자(간수=당국)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수용자(죄수=국민)를 감시할 수 있는 형태의 감옥을 제안한다. 즉, 죄수들이 무슨 꿍꿍이속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그런 감옥이다. 아래 사진을 보라.
▲ 파놉티콘
둥그런 둘레에 수용시설(감방)로 가득 찬 원형의 건물이 서 있고 감방의 문은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만들어진다. 중앙에는 역시 원형의 감시탑이 있는데 이곳에는 감시자(간수)들이 머물게 된다. 감시탑에서는, 햇빛과 불빛을 통해, 구석구석의 감방들을 훤히 볼 수 있지만 죄수들은 간수가 있는지 없는지(감시하는지 하지 않는지) 알 수가 없다.
간수가 없어도 죄수들에게는 간수가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상태, 감시 권력이 자신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항상 감시당하고 있다고 개인들이 느끼는 상태, 파놉티콘은 이 상태를 핵심으로 작동된다.
벤담은 살아생전에 파놉티콘을 실현 - 그는 그 감옥을 실제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 시키지 못했지만, 매우 효과적인 이 질서 유지 시스템은 오늘날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조지 오웰은 <1984년>에서 텔레스크린을 가진 빅 브라더를 그렸는데, 그가 모델로 했다는 스탈린 체제는 거대한 파놉티콘이다.
영국에는 5백만대의 CCTV가 매일 돌아가고 있다. 런던의 절도사건 가운데 감시 카메라가 결정적 해결 역할을 하는 사건은 3%에 지나지 않는다지만, 그 카메라 네트워크는 푸코가 말한 일상적 권력이 '작용'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신 파놉티콘은, 전 세계적인 도감청망이자 그 존재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에셜론(Echelon)'이다. 미국과 영국의 주도하에 영어권 국가들(의 정보기관들)이 합동으로 전 세계 모든 종류의 통신정보를 수집, 분석,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감청대상이 전 세계의 무선통신, 위성통신, 전화팩스, 이메일이라 하니 "누군가 당신을 엿듣고 있다(Someone's Listening)"
우리나라는 어떤가? 최근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20만 명에 가까운 국민이 '정보유출'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참여했다고 한다. 물론, 민간기업들보다 공권력이 이 개인정보를 캐내고 관리하는 데에, 숨어서 국민들을 들여다보는 데에(즉, 파놉티콘에) 더 열심이다.
아고라 미네르바가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다"며 절필을 선언하자 정부의 여론통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표현의 자유 통제'라는 비판이 높지만, 더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은 여론통제 문제가 아니다.
법무부 장관이라는 자가 공적인 자리에서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증권사 근무와 해외 생활 경험을 가진 50대 초반 남성"이라며, 미네르바의 신상명세를 조사했다는 사실을 얼떨결에 공개한 것, 이게 문제의 핵심이다.
'잃어버린 10년'을 만들어낸 인터넷 등 수평적 의사소통 도구 - 기존의 조중동이 작동하지 않는 세계 - 를 통제하고자 하는 것, 또는 갖고 싶어 하는 것은 이명박에게 매우 중요한 욕망이다. 이명박류는 특히 이 '못 믿을 공간'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 한다. 조중동처럼 정연하게 보여줄 것만 보여주고 강조할 것만 강조하지 않는데다,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뭐가 뭔지 잘 알 수 없고 일견 무질서해 보이며 통제마저 잘 안 되는 인터넷 공간은 파놉티콘의 간수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것이 된다.
(숨어있는) 간수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죄수들을 감시하는 파놉티콘과는 정반대로 인터넷 공간은 드러나지 않는 다수의 네티즌들이 이명박의 진짜 모습을 매일같이 훤히 폭로하고(드러내 보이고) 있다. 파놉티콘들이 경기를 일으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벤담 같은 철저한 공리주의자에게 파놉티콘이 사회질서를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꿈의 메카니즘이었던 것처럼, 철저한 '실용'을 표방하는 이명박들에게는 인터넷은 (자기들은 '정보당국'이 되어 뒤에 숨으면서), 훤히 드러나고 감시되고 통제될 수 있는 파놉티콘이 되어야 한다. 인터넷은 전복의 대상을 넘어 자기들 손으로 완전히 장악되어야 한다. 이명박 당선 후부터 시작된 인터넷에 대한 집요한 공작들을 보라. 저들에게 강만수보다 미네르바의 말이 더 잘 통하는 인터넷이 어디 가당키나 한 것인가.
그래서 미네르바는 낱낱이 밝혀졌다. 오늘도 나라 발전에 신경 쓰느라 눈코 뜰 새 없게 바쁘신 국정원 요원 등 숨겨진 '정보당국'을 동원해서 말이다. 이 땅에 악명 높은 파놉티콘이 완성될 날이 머지않았다. 그 파놉티콘에서는 저 벤담의 죄수들처럼 자기검열, 자기훈육의 기제가 먼저 작동된다. 여러분은 어떠신가. ⓒ 초모룽마
[펌] 미네르바와 파놉티콘의 간수들
아래는 전자여권과 미국비자 면제프로그램에 대한 초모룽마님의 칼럼입니다. 생체여권 대응팀에서 읽어보라고 메일을 보내와서, 다른분들도 한 번씩 읽어보시라고 퍼왔습니다.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것과 달리 비자면제의 이면에 무엇이 숨겨있는지 명쾌히 집어주고 계십니다.
덧. 전자여권뿐만 아니라 빅브라더인 정부와 기업의 입맛에 맛는 포스팅을 블로고스피어에 쏟아내는 정치권력화.상업화.상품화된 신뢰할 수 없는 블로그와 블로그마케팅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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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와 파놉티콘의 간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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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엿 같은 기분 때문이라도 미국 비자 면제를 쌍수 들어 환영해야 할 듯싶다. 역시 부시와 각별히 친하신 각하 때문에 일일 술술 잘 풀리는 것인가.
자, 이제 미국에 간다 치자.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미국 국토안보부(대 '테러'라는 집념으로 만들어진 무서운 조직이다)에서 마련한 '전자여행허가제' 사이트에 접속해 17가지 필수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17가지 항목이 뭘까.
아마 다음과 같은 것들일 것이다. 이름, 생년월일, 국적, 성별, 전화번호, 여권번호, 피부색, 직업(직장이름), 직위, 결혼 여부…… 그래도 아직 열 개 항목에 불과하다.
또 뭐가 더 있더라…… 배우자와 자녀 이름, 출신학교, 전과기록, 연간 소득 및 납세 기록, 질병기록, 미국여행회수…?
'17개'를 겨우 채웠다. 이 정도 되면 개인에 대한 중요사항은 빠짐이 없다. 직장 인사기록 카드 말고 이렇게 구체적인 인적사항이 드러나는 게 있을까.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정도는 대략 간추려 낼 수 있는 이 정보들이 미국 국토안보부의 홈페이지에 저장되고 관리된다.
미국에 가보려는 한국 사람들 엄청 많을 테니, 말하자면 우리들의 핵심 정보가 고스란히, 실시간으로 미국에 넘겨지는 것이다. 어떠신가, 무비자라서 행복하신가.
물론 이 정보를 충실하게 입력한다고 해서 미국 당국으로부터 여행 '허가'가 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먼저 국토안보부의 엄격한 '판정'을 받아야만 한다. '입국'허가가 나오면 '괜찮은' 사람이 되고, '대기' 판정이 나오면 애매한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다. 이 평가가 매겨진 사람들은, '조금 더 인생을 열심히 살 걸 그랬나?'하고 후회할 수도 있다.
그래도 대기자 인생은 '불허'판정을 받은 사람보다는 낫다! 무슨 죄진 것도 아닌데 '불허' 판정이 나오면 괜히 찜찜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불허판정이 나온다고 해서 당신의 개인정보가 삭제되는 것도 물론 아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그동안의 인생역정이 이렇게 무 자르듯 3등급 - 우량, 보통, 불량 - 으로 나뉘어져 평가되기는 다들 처음일 것이다. 그래도 비자 면제되니 기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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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놉티콘
둥그런 둘레에 수용시설(감방)로 가득 찬 원형의 건물이 서 있고 감방의 문은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만들어진다. 중앙에는 역시 원형의 감시탑이 있는데 이곳에는 감시자(간수)들이 머물게 된다. 감시탑에서는, 햇빛과 불빛을 통해, 구석구석의 감방들을 훤히 볼 수 있지만 죄수들은 간수가 있는지 없는지(감시하는지 하지 않는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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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는 5백만대의 CCTV가 매일 돌아가고 있다. 런던의 절도사건 가운데 감시 카메라가 결정적 해결 역할을 하는 사건은 3%에 지나지 않는다지만, 그 카메라 네트워크는 푸코가 말한 일상적 권력이 '작용'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신 파놉티콘은, 전 세계적인 도감청망이자 그 존재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에셜론(Echelon)'이다. 미국과 영국의 주도하에 영어권 국가들(의 정보기관들)이 합동으로 전 세계 모든 종류의 통신정보를 수집, 분석,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감청대상이 전 세계의 무선통신, 위성통신, 전화팩스, 이메일이라 하니 "누군가 당신을 엿듣고 있다(Someone's Listening)"
우리나라는 어떤가? 최근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20만 명에 가까운 국민이 '정보유출'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참여했다고 한다. 물론, 민간기업들보다 공권력이 이 개인정보를 캐내고 관리하는 데에, 숨어서 국민들을 들여다보는 데에(즉, 파놉티콘에) 더 열심이다.
아고라 미네르바가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다"며 절필을 선언하자 정부의 여론통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표현의 자유 통제'라는 비판이 높지만, 더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은 여론통제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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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년'을 만들어낸 인터넷 등 수평적 의사소통 도구 - 기존의 조중동이 작동하지 않는 세계 - 를 통제하고자 하는 것, 또는 갖고 싶어 하는 것은 이명박에게 매우 중요한 욕망이다. 이명박류는 특히 이 '못 믿을 공간'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 한다. 조중동처럼 정연하게 보여줄 것만 보여주고 강조할 것만 강조하지 않는데다,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뭐가 뭔지 잘 알 수 없고 일견 무질서해 보이며 통제마저 잘 안 되는 인터넷 공간은 파놉티콘의 간수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것이 된다.
(숨어있는) 간수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죄수들을 감시하는 파놉티콘과는 정반대로 인터넷 공간은 드러나지 않는 다수의 네티즌들이 이명박의 진짜 모습을 매일같이 훤히 폭로하고(드러내 보이고) 있다. 파놉티콘들이 경기를 일으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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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네르바는 낱낱이 밝혀졌다. 오늘도 나라 발전에 신경 쓰느라 눈코 뜰 새 없게 바쁘신 국정원 요원 등 숨겨진 '정보당국'을 동원해서 말이다. 이 땅에 악명 높은 파놉티콘이 완성될 날이 머지않았다. 그 파놉티콘에서는 저 벤담의 죄수들처럼 자기검열, 자기훈육의 기제가 먼저 작동된다. 여러분은 어떠신가. ⓒ 초모룽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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