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여! 미친소, 미친정권처럼 광분하진 말지어다!

촛불이여! 미친소, 미친정권처럼 광분하진 말지어다!
비폭력저항이 아닌 무엇으로 싸움을 계속하려는가?


우선 무능하고 민심을 배반한 이명박 정권과 신자유주의에 맞서 촛불의 의지를 광장이건 거리건 일상 속의 삶속에서건 계속 이어나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어제(17일) '국민 주권 실천의 날'이란 타이틀이 붙은 촛불집회에 대해 짧게 말하고자 한다.(어제 촛불집회에 참여한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촛불집회에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 이가 촛불집회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도 있겠지만, 광장과 거리에서 '될때까지 모이자' '어떤 방식으로라도 촛불을 들어야 한다'란 무책임한 구호아래 촛불을 밝히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촛불 민중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촛불집회를 치르는데 급급했던 그리고 이젠 이명박 정권의 공안탄압에 슬며시 발을 빼버린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와 소속 시민단체들이, 촛불의 동력을 되레 실추시킨 지금 상황에서 촛불을 어떻게 이어가고 더 큰 횃불로 불밝힌 것인지 고민스럽기 때문이다.



광우병 대책회의, 스스로 촛불을 꺼트리다?

지난 5월 2일 첫번째 촛불문화제(자발적인 시민참여와 참여.직접민주주의가 발현된 그 때...) 이후 대책회의가 이끌어 온 촛불집회는, 100만 명이 넘는 촛불 민중들이 이명박 정권 출범부터 요구한 높은 수준의 정치적 의사와 운동목표(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학교자율화 반대 등등)를, MB정권를 상대로 제대로 관철시키거나 촛불집회의 목표나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하지 못했다. 촛불의 기운이 청소년과 학생, 일반 시민, 민중들에 의해서 불타오르자, 그것을 발판삼아 결합 아니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꽂았다.

그런데 그 숟가락은 녹이 슬어 밥 한술 조차 제대로 입에 집어 넣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 녹슨 숟가락을 질타하며 비판, 견제, 제안, 평가하는 촛불 민중과 주변의 목소리도, 귀먹은 이명박처럼 제대로 듣지 않았고 평소(문제제기를 당하거나 불리하다 싶으면...) 그래왔듯이 '힘겹게 운동하고 있다'는 푸념과 하소연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다음 아고라에 올라오는 촛불 민중들의 재기발랄하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안들 조차 소화하지 못하는 취약함과 나약함, 그리고 말뿐인 연대(1700여개 단체들이 결합했지만, 그 연대 수준은? 이런저런 토론회, 대국민토론회를 벌였지만 무엇하나 얻지 못했다...)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면서 말도 안되는 발언을 단상위에서 늘어놓는가 하면(뭐 하나 달라진 것 없는데 촛불이 국민이 승리했다는 둥...), 무책임한 구호로 시민들을 동원했다. 자발적 참여와 자발적 동원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 촛불을 밝힌 민중들에게 '배후가 어디 있냐?'라며 되묻는 것도 참 그러했다.

촛불문화제 초반 그리고 촛불문화제가 촛불집회와 거리행진으로 진화해 가던 시점까지 대책회의는 '촛불의 배후가 없고 대책회의가 시민들에게 촛불을 밝힐 수 있게 지원하는 역할만 하겠다'는 애초의 입장과 태도를, 지난 6월 10일 100만 민중이 촛불을 밝힌 이후부터 달리했기 때문이다.  대책회의는 명확히 이날 집회에서 6월 20일까지 이명박 정권에게 괜한 재협상 시한을 주고,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하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숨지말고 옥에서 당당히 투쟁해라! 간디처럼...

하지만 그들은 머가 두려운지, 누구 눈치를 보는건지 재협상 할 맘도 기미도 없는 이명박 정권을 재차 놓아주었다. 속시원히 대정부투쟁을 선포하고 이명박 탄핵과 정권퇴진을 천명하지 않았다. 대신 장대비 속에서 촛불을 밝힌 시민들을 앞세워 이명박 정권을 말뿐인 규탄을 하는데 여념없었다. 이 와중에 더 이상 참고 두고 볼 수 없었던 성난 민중들은 독재정권 타도, 정권퇴진, 이명박 OUT, 공영방송 사수를 밤낮없이 외쳤지만, 그것은 아스팔트와 전경버스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공허한 외침으로 전락했다. 미동조차 하지 않는 이명박 정권에게 어떤 타격도 위협도 가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촛불 민중들의 힘과 촛불의 의지를 제대로 집중시키거나 발현시키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 모든 책임이 대책회의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화물연대, 민주노총 대체 그딴 파업은 왜 한거냐? 대학들의 동맹휴업도 마찬가지 할려면 제대로...), 진정 촛불의 배후와 주동자가 되어 이명박 정권과 싸움을 하려고 했다면 그런 의지와 행동(사회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모으고 촛불의 의지를 이어가게 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은 성명서 몇번 내는 것에 그쳤다.)을 보여야 하지만, 지금 그들은 조계사 천막에서 스님들 보호아래 숨어지내고 있다.

그 가운데 공안정권의 본색을 드러낸 이명박 정권이 경찰을 이용해 대책회의 간부들을 연행, 체포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촛불의 배후가 아니라고 하던 그들은 스스로 촛불집회를 축소시켰고, 재미없는(참여없는, 숫자노름만 하는...100만이 모이건 50만이 모이건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그동안 '될때까지 모이자!'고 외치던 그들은 폭력경찰의 살인적인 진압과 강제연행에도 굴하지 않고 의연하게 싸워온 민중들과 달리 자신들의 보신을 위해 스스로 타협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이란 주요목표를 포기하고, 이명박 정권의 바램대로 촛불 대신 불매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일부 대책회의 내 단체들의 입장이 드러난  대표자회의가 이를 반영한다.

촛불 의지를 잇는 자여! 새로운 초에 불을 밝히자!

암튼 3개월 가까이 촛불의 의지를 이어온 것은 대책회의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의 문제를 간파하고 자신의 삶과 사회를 변화시키고 온전하게 되돌리려는 민중들이다. 그렇기에 나약하고 볼품없는 대책회의에 큰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헛된 기대와 우상화(구속된 대책회의 간부의 석방과 면회방문보다 연행, 구속된 촛불 시민들에게 먼저 관심을 보여라!)보다, 5월 2일 청소년, 학생들이 함께 촛불을 밝혔듯이 다시 새롭게 촛불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치 않을까 싶다.

왜 이런 말을 하냐면, 그동안 촛불을 밝혀온 이들까지 복잡 다양한 이유 때문에 특히 촛불을 밝혀도 변하지 않는 사회와 세상에 대해 신물을 느끼기 시작했고, 촛불의 의지를 이어가는 동력을 대책회의를 비롯한 몇몇이 상실 아니 포기했기 때문이다. 광장에서 신명나게 뛰어놀던 촛불집회의 장이 재미없는 집회를 위한 집회로 변해서 참여하고 싶지 않다는 말들 또한 그냥 넘길 수 없고 말이다.



또한 무작정, 어떤 방식으로라도 촛불만 밝히면 된다는 사고와 논리로, 비폭력저항이 아닌 폭력의 당위성과 필요성이 또다시 미화된 촛불들 사이에 난무하면서 어제 집회에서 쇠파이프가 등장하고 비폭력을 요구하는 촛불 시민에게 '토론을 하려면 뒤에가서 해라! 나는 이 것(쇠파이프 들고 전경버스 부스는 행위...)을 하려 왔다.' 라는 폭언과 그 행위가 알 수 없는 분위기에 이끌려 사람들에게 환호, 호응받는 것을 보면 지금의 촛불을 다시보게 된다. 전경버스를 향해 먼저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폭력경찰 물러나라'라고 외치는 아이러니.(어제 집회에 참여한 학생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이들에게 위와 같이 말했지만, 그들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지금까지 촛불 의지를 이끌어오게 한 큰 기조인 비폭력을 한 순간에 쇠파이프로 박살낸 것이다.)

미친소, 미친정권처럼 광분해 녹아내린 초는 내던지고, 새로운 초로 바꿔 다시 켜야한다는 소리다.
구체적으로 어떤 초를 어떤 불씨를 일으켜 불을 밝힐 것인지는 고민스럽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위태로운 촛불은 거센 폭풍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불빛으로 진화해야 한다.

덧. 지난 생각들까지 정리해 보려는데 잘 떠오르지도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암튼 독도 문제로 인해 잠잠했던 국가.애국주의와 민족주의가 스르르 발산하면서 이명박 정권을 향한 화살이 슬며서 일본으로 향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by 리장 | 2008/07/18 19:07 | 日想,빛으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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